토요일, 11월 05, 2016

Computing in the 21st Century Conference 2016 후기 (Review)


11월 3일 목요일 Microsoft에서 주관하는 Computing in the 21st Century Conference 2016에 다녀왔다. 학교 측에서 이 컨퍼런스에 다녀올 것을 권장해서 여러 수업들이 휴강을 했다고 들었다. 나같은 경우도 6교시 수업이 휴강이었는데, 오전에 2학년 수업들이 발목을 잡아서 조금 늦게 연세대학교로 출발했다.

대강당에 도착하자마자 소책자와 Microsoft라고 적혀있는 펜, 그리고 명찰을 받았다.


점심 교환권도 받았는데,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는지라 뭔가 눈치가 보여서 공짜 점심은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입구의 공짜 커피를 한잔 뽑아들고 착석을 했다. 자동 번역기도 대여를 할 수 있었는데, 영어 듣기 실력이 녹슬었나 확인해봐야 겠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생겨서 대여를 하지 않았다.

이미 많은 세션들이 종료된 상태였고 내가 도착했을 때는 굉장히 매력적이게 생기신 Juliana Freire 교수님의 세션이 진행중이 었다.


Keynote의 제목은 Democratizing Urban Data Analysis였다. 중간부터 듣기 시작해서 전체 흐름을 읽지 못했기 때문에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충 도시의 여러 데이터들을 어떻게 수집하고 가공할 것인지에 대한 솔루션에 대해 역설하는 듯 했다. 왜 비가 내리면 길거리에 택시가 잘 보이지 않는지 질문을 던지고,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중간중간에 자신들이 만든 MongoDB 오픈소스나 Paper들의 링크를 띄워주었는데, 그중 MongoDB와 다른 DBMS들의 퍼포먼스를 비교한 자료가 흥미로웠다. 내가 그나마(?) 다룰 줄 아는 PostgreSQL이 굉장히 퍼포먼스가 뛰어난 DBMS로 알고 있었는데, 실험 과정에서 이보다 MongoDB가 월등히 퍼포먼스가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다음에 DB를 다시 공부할 때는 MongoDB를 건드려봐야겠다.

아무튼, 전체 흐름은 열심히 데이터를 잘 주무르자라는 어찌보면 요즈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을 수 있는 내용이었기에 그다지 집중이 잘 되지는 않았다. 주변 사람들도 다들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주 잠깐의 인터미션이 있어서 책자를 뒤적거려봤는데, 오늘 하루종일 진행되는 세션들이 모두 빅데이터, 인공지능, 보안 이 세 가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보고 걱정의 한숨이 나왔다.

정말 지금 현재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보안이 세 가지가 분명하다. 강연자들도 하나같이 입모아 요즘 기업가들이나 학계에서 모두 이 세 가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컴퓨터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희소식일 수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이 됐다. 내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인공지능, 데이터 과학 분야를 지향한다. 들리는 썰로는 미국 명문대학들에서 신입생의 절반이 넘는 인구가 SW 분야와 관련된 학과로 진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각종 매스컴에서는 개발자에 대한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없어서 인력난이 심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모순적인 현상이다. 한국의 개발자 커뮤니티 아무 곳이나 들락거리기만 해도 소프트웨어 분야에 진출하려는 사람들과 이미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매우 많으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직장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떤 강의 시간에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다. 요즘 유행때문에 정말 엄청난 인력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쪽으로 몰리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는 내용이었다. 정말 기업이나 학계에서 원하는 "없어서 못 뽑는" 뛰어난 개발자란, 현재에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절대 다수의 인구가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을 몸담고 훈련받은 전문가들이다. 교수님의 말씀으로는 가장 쉽게 들 수 있는 예가 대학원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야에서 박사 과정까지 마친 사람이라고 하셨다. 지금 이 분야는 비록 시작 단계이지만, 엄청난 속도로 정말 상상하지도 못한 것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는 '이미 석사 박사 과정을 다 마치거나, 선도 기업에서 연구 중인 사람들'이 있다. 지금 학부생의 입장에서 유행을 따라서 10년 동안 공부를 한 뒤 사회에 진출했을 때 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지는 현실적으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말이었다.

따라서 나는 좀 더 기본적인 것들에 비중을 두고 공부를 하자는 취지로, 여러가지 통계 이론, 확률 이론 등은 뒤로 하고 OS라던가 DB, Architecture 등 정말 기초적인 것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선도 기업의 리더들의 달콤한 말을 들으니 뭔가 내가 점점더 바보가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특히, Hsiao-Wuen Hon님의 Co-Evolution of Artificial Intelligence and Human Intelligence라는 제목의 Ketnote를 들을 때 내 오만한 마음에 경종이 울렸다. 인공지능 분야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보다 더욱 더 멀리 가 있었고 정말 흥미로운 주제였다. 기본에만 충실해서는 정말 도태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초반부의 모션 인식에 대한 설명이 매우 흥미로웠다. 예전에 openCV라는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를 사용해서 몇 가지 장난을 쳐본 적이 있는데, 그 장난감 수준에서의 놀이보다 더욱 더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앞으론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 스택에 대한 탐구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겠다.

모든 세션이 끝나면 설문지를 작성한 뒤 그 설문지를 기념품과 교환해준다고 했는데, 나는 아쉽게도 다음 일정이 있어서 중간에 나왔기에 기념품을 받지 못했다. 경품 응모도 했는데 결과를 확인하지도 못했다. 물론 뽑기 운이 바닥을 기는지라 기대는 하지 않는다만, 뭔가 아쉬움과 여운이 남았다. 이런 컨퍼런스에 예전부터 참여할 기회가 많았지만, 나는 아직 학부생이기 때문에 나와는 동떨어진 얘기들 뿐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참여를 잘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다. 물론 직접적으로 나와 상관이 없을 수는 있지만, 세계 IT 기술의 동향과 이슈들을 확인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내 부족함에 대해 반성도 하고 여러모로 뜻깊은 행사였다. 앞으로는 여유가 되는대로 다양한 컨퍼런스에 참여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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